 가을, 나만의 특별한 캠핑을 도와주는 소중한 책 한 권
기사입력2010.11.01 13:47:07
요즘 조금씩 마니아를 모으고 있는 것이 캠핑. 간단히 말하면 야외에서 텐트를 이용해 야영을 하는 여가활동인데, 여기에 자동차와 각종 레저가 첨가되면 오랜만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 레저로 거듭난다. 캠핑의 유래는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캠핑의 길잡이(Campers dbook)>이란 책이 미국에서 출판되었던 시점인데, 저자인 토마스 홀딩은 유년시절 1920km에 달하는 대평원을 수백 명의 동반자들과 함께 횡단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바로 캠핑을 현대적인 여가활동으로 체계적으로 정립한 첫 번째 시도였다. 그리고 100여 년이 흘렀다. 캠핑이야말로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자연을 맘껏 느끼고 그 정기를 받을 수 있는 레저이다. 단순히 목적지를 정하고, 길을 찾고, 버너와 텐트만 준비해서는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어쩌면 더욱 지친 몸과 마음으로 다시 도시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것.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그래서 캠핑에 도움이 될 만한 필수 도서들을 정리해봤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자연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훌륭한 동반자로서 말이다. 물론 여기에서 언급한 책들이 정답은 아니다. 캠퍼들 자신에게 맞는 특별한 책들을 마음가는 대로 서점에서 직접 골라도 된다. 중요한 것은 당신은 지금 일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실천할 용기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캠핑의 기본기를 쌓아라 당연히 캠핑의 총괄적인 지식을 다룬 책은 필수. 집을 떠나 자연에서 야영을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백 가지에 이르는 장비들의 쓰임새는 무엇이며, 나에게 필요한 건 어떤 것인지, 텐트는 어떤 동선을 고려해서 어디에 쳐야 하는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무엇이 있으며 그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미리 공부하고 체크해야 할 사항들은 한둘이 아니다. 요즘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오토캠핑을 생각한다면 <오토캠핑 바이블>, <오토캠핑 핸드북> 등이 서점가에서 인기다.
자동차를 활용한 캠핑은 갖고 가는 장비부터 다르다. 책에는 그런 일반 캠핑과의 차이점부터 오토캠핑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노하우들이 자세히 담겨있다. 하지만 캠핑의 기본을 먼저 익히고 싶다면 캠핑 입문서인 <웰컴 투 마이 텐트>를 추천한다. 국내 1호 아웃도어 플래너 한형석 씨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 캠핑의 준비와 노하우는 물론 장소 선정과 각 야영지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 아웃도어 쿠킹 등이 자세히 실려 있다.
혹시 해외 캠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캠핑여행의 첫걸음>을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모든 캠퍼들의 꿈,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국립공원 캐내디언 로키 캠핑을 정리한 책으로, 국내 캠핑과는 그 스케일부터 다른 해외 캠핑에 대한 노하우를 간접체험하며 배워 볼 수 있다.
캠핑에 어울리는 특별한 요리 그리고 추억의 한 컷
 캠핑의 묘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 물론 오며 가며 그 지역 전통음식을 맛보는 거야 좋겠지만, 텐트 앞에서 차릴 수 있는 음식은 예상 외로 푸짐하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캠핑의 꽃, 바비큐. 돼지고기도 좋고 쇠고기도 좋다. 어떤 고기든 야외에서 바비큐를 해먹으면 특급 호텔의 요리가 부럽지 않다. 하지만 무조건 굽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직접 바비큐를 해본 사람이라면 겉은 타고 속은 안 익는 고기를 보며 난감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불판에서 고기 깨나 굽던 실력의 소유자라고 해도 바비큐 그릴에서 고기를 굽는 건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럴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책으로 한국의 바비큐 왕 김계완 씨가 쓴 <바비큐 가이드>를 꼽을 수 있다. 바비큐 입문 필수과목이 된 통삼겹살 바비큐, 비어캔 치킨을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가장 기본적인 바비큐의 개념부터 바비큐 도구, 바비큐 양념과 소스, 실전 요리 팁까지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들을 아주 쉽게 설명하여 책에 담아내고 있다.
바비큐 말고도 우리의 입을 풍성하게 해줄 음식은 너무도 많다. <후다닥 누가해도 맛있는 아웃도어 요리>, <캠핑 요리 절대 가이드> 등은 바비큐 외에 캠퍼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음식들을 가득 담아낸다. 책을 보면 으스스한 날 끓여 먹는 시원하고 얼큰한 동태탕부터 황태구이 샤브샤브 찬밥지짐 등 오히려 바비큐보다 더 쉽고 간편한 음식들도 많다는 것에 평소 바비큐와 라면밖에 몰랐던 캠퍼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식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놀거리. 자연을 벗삼아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놀아도 좋고, 삼림욕을 하며 산책을 해도 좋다. 또 공놀이를 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놀이에 사진을 더한다면 훨씬 풍성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하지만 실내사진에 익숙한 캠퍼들이라면 적어도 야외사진에 관한 사진지식은 조금 읽어보고 가는 것이 좋다. 기껏 촬영한 사진이 노출과다로 하얗게 나왔다거나, 초점이 모두 흔들려버릴 수 있기 때문. <한손에 잡히는 풍경사진> 등을 통해 야외사진에서 배경과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구도 등을 미리 조금만 숙지해도 훨씬 훌륭한 사진으로 캠핑의 추억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 있다.
자연 속 휴식을 더욱 정제시켜 줄 책 한 권
 어쩌다 맞이한 자연과의 재회에는 풍족한 시간이란 선물이 함께 한다. 복잡한 일상과 달리 여유로운 순간들이 예상 외로 자주 찾아오는 것. 그 시간을 멍하니 한가로움이란 단어에 취해 흘려보내진 말자. 휴식을 더욱 휴식답게 해줄 짧지만 강한 책 한 권쯤은 꼭 준비하기 바란다.
그렇다고 노벨상 수상작가의 길고 어려운 책은 금물. 쉽고 간단하고 짧은 내용의 알찬 책이면 충분하다.
먼저 여행의 묘미를 더욱 살려줄 책으로 허영만 화백의 <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를 눈여겨 보자. 여행을 가출이란 단어로 당차게 치환한 책은 오랜만에 일상을 벗어난 캠퍼들의 마음을 더욱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또한 책 속 열 세 남자들의 집단가출은 캠퍼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넘어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만약 휴식 속에서 자기계발의 충전을 원한다면 빨간 책 를 읽어보자. 1시간이면 충분히 읽는 짧은 책이지만 모든 성공학 책들의 주정(酒酊)이 담겨있다. 사실 결론은 간단하다. 끊임없이 바라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것은 과연 당신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느냐이다. 시집도 빼놓을 수 없다. 노벨상 후보의 단골손님으로 늘상 오르내리는 고은 시인이 3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시집 <만인보>도 좋고,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도 좋다.
당신만을 위한 특별한 곳을 찾아라
 사실 장소는 중요치 않다. 한강 고수부지도 좋고, 집 근처 산도 좋다. 하지만 이왕 나서는 길, 그래도 추억에 남는 곳을 원한다면 부지런히 책과 인터넷을 뒤적여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모아야 한다. 물론 책 속엔 그런 정보들이 자세히 정리돼있다. 오토캠핑을 계획한다면 그것에 어울리는 최적합지를 모아놓은 <대한민국 오토캠핑장 302>, <전국 오토캠핑장 30선> 등이 있다. 차를 활용한 최적의 야영지들과 그곳을 활용한 여러 레저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뭔가 의미 있는 여행지를 꼽아야 할 터,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가봐야 할 교과서 속 베스트 여행지>를 살펴보기 바란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들은 교과서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그 곳에 실린 장소를 직접 찾는 것만 해도 아이들의 머릿속은 즐거운 현장학습으로 남을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시간을 갖고 여행할 계획이라면, 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 56>, <국도 여행 바이블> 등을 추천한다.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 담긴 곳들이 모아져 있다. 또한 야생화가 예쁜 산책길, 등짐장수들이 넘나들었던 옛길, 천 년의 사랑이 묻어 있는 산성, 사찰기행, 식도락기행 등 나름의 사연을 간직한 장소들도 만나 볼 수 있다.
[고원상 매경출판 출판팀장 겸 북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51호(10.11.09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원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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