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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철상 지음/상상출판/1만5500원 |
마음은 풍경이며, 걷는 것은 마음속을 거니는 한 방법이다. ‘걷기의 역사’를 저술한 레베카 솔닛이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고, 풍경 속을 지나는 움직임은 사유의 움직임을 자극한다”며 한 말이다. 여행작가 유철상의 신간 ‘사찰 여행 42’는 ‘느림’과 ‘사유’를 생각하게 한다. 42곳의 절집은 다시 다섯 개의 열쇳말로 분류해 다뤘다. 마음·휴식·수행·인연·여행이 열쇳말이다.
글을 읽으면서 그의 느림과 사색에 동참했다. 그 과정을 소개해 본다. 절집 여행의 첫머리에 둔 선운사는 저자의 고향인 전북 고창에 있는 사찰이다. 동백꽃 떨어지는 선운사에서 그는 자연을 보고 인생을 관조한다. 선홍빛 꽃봉오리를 떨어뜨린 동백숲을 보면서 인생도 한 송이 꽃처럼 개화했다가 지는 것임을 자조한다. 서울 근교의 강화 정족산 전등사에서는 인연을 말했다. 외국인에게도 이 절집은 어쩌면 인연의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등사는 외국인 여행자에게 템플스테이로 인기 많은 사찰이다. 저자는 그런가 하면 경기 여주의 신륵사를 청아한 강물에 마음을 씻는 절집으로 묘사한다. 서울 강남의 봉은사는 도심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오아시스 같은 쉼터라고 규정한다. 부제는 ‘나를 위한 여행 테라피’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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